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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없다" 논문이 단 1편도 없는 이유ㅣ과학이 종교를 '부정하지 못한게 아니라 안 한 것'인 이유 (포퍼의 반증가능성과 7칸 논문의 비밀)

태초에 · 조회수 2.7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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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태초에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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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RebornNotes12194일 전

제 채널에서 꼭꼭 다뤄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 주변에 설명하고 설득해야하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올려주신 것들 잘 보고 나중에 컨텐츠로 녹여볼게요😊번역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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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태초에4일 전

과학은 정말 종교를 부정했을까요?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종교가 과학의 영역에서 검증 가능한 주장을 했을 때, 실제로 틀린 것으로 밝혀진 사례는 많습니다. 지구가 약 6천 년 되었다는 주장은 현대 지질학과 방사성 연대측정 결과와 맞지 않습니다. 2006년 심장 수술 환자 1,802명을 대상으로 한 STEP 연구에서도 중보기도가 회복률을 높인다는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05년 미국 도버 재판에서도 지적설계는 과학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은 결국 종교 전체를 부정한 것일까요?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칼 포퍼가 강조한 반증가능성(falsifiability) 입니다. 과학적 주장이라면 최소한 “어떤 결과가 나오면 이 주장은 틀린 것이다”라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과학이 되려면 틀릴 가능성, 다시 말해 경험에 의해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주장은 검은 백조 한 마리만 발견되면 틀린 것이 됩니다. “빛은 중력장에서 휜다”는 주장 역시 관측을 통해 시험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6천 년 되었다”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의 검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중보기도가 환자의 회복률을 높인다” 역시 실험 조건을 정한다면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종교적 주장들은 실제로 과학의 검증을 받고 반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같은 기준을 다음 두 문장에 적용해 봅시다. “신은 있다.” 그리고 “신은 없다.” 어떤 관측 결과가 나오면 “신은 없다”라는 문장이 틀렸다고 판정할 수 있을까요? 망원경으로 무엇을 발견해야 할까요? 입자가속기에서 무엇이 나와야 할까요? 어떤 수치가 측정되어야 할까요? 반대로 “신은 있다” 역시 동일한 문제가 생깁니다. 이 두 명제는 일반적인 경험과학의 방식으로 직접 측정하거나 반증조건을 설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영상에서 말하는 핵심은 “과학이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가 아닙니다. 반대로 “과학이 신의 부재를 증명한다”도 아닙니다. 과학은 ‘잴 수 있는 것’을 재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잴 수 없는 문제 앞에서는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을 유보합니다. 이것을 영상에서는 ‘침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금속탐지기를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해변을 세 시간 동안 탐색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해서 해변에 아무것도 묻혀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금속탐지기가 감지할 수 있는 금속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뜻일 뿐입니다. 체중계에 올라가서 68.4kg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해봅시다. 그 체중계에게 “오늘 나는 행복했는가?”라고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행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체중계에는 애초에 행복을 측정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도구가 침묵했다고 해서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반대로 과학이 아직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그러므로 신이 했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같은 오류입니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했으니 신이다”도 잘못이고, “과학으로 측정되지 않으니 신은 없다”도 조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학이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입니다. 다윈 역시 1879년 존 포다이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을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의미의 무신론자라기보다 대체로 불가지론자라고 표현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도 『만들어진 신』에서 신에 대한 확신을 1~7단계로 구분하면서 자신을 “신이 절대 없다고 확신하는 7단계”가 아니라 6단계에 두었습니다. 토머스 헉슬리는 19세기에 agnostic, 즉 불가지론이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그 의미는 간단합니다. “나는 모른다.” 이 말은 어중간한 태도가 아닙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과학이 강해진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습니다. 자기가 말할 수 있는 영역과 말할 수 없는 영역을 구분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 사제이자 우주 팽창 이론의 선구자였던 조르주 르메트르 역시 자신의 우주론을 종교적 창조의 과학적 증거로 사용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빅뱅이 물리학의 이론이라면 그것은 물리학의 증거로 평가해야지, 곧바로 신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증명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양쪽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창조과학이 과학의 언어를 사용해 검증 가능한 주장을 하면 과학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주장이 틀렸다면 틀렸다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넘어 “그러므로 신은 없다”고 결론 내리는 순간에도 다른 종류의 철학적 판단이 추가됩니다. 러셀의 유명한 ‘찻주전자’ 논증도 이 지점을 잘 보여줍니다. 누군가 지구와 화성 사이에 관측할 수 없는 찻주전자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믿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반증할 수 없다”는 사실이 곧 “믿어야 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신을 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을 믿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을 “과학이 증명했다”는 말과 구분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모든 문제에 답해주는 체계가 아닙니다. 사랑이 옳은지, 죽은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고통 속에서도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삶에 궁극적인 의미가 존재하는지 같은 질문은 과학적 측정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fMRI로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는 측정할 수 있습니다. 옥시토신과 코르티솔의 변화도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측정값 자체에서 “그 사랑은 옳았다”라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과학이 그것을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그것을 측정하는 도구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상이 말하려는 것은 “신을 믿으라”가 아닙니다. “모른다”고 말할 권리도 있다는 것입니다. 토머스 헉슬리가 만든 불가지론의 자리도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믿는다고 확신하지 않아도 됩니다. 없다고 확신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과학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태도 중 하나도 이것일지 모릅니다. “나는 여기까지만 안다.” 자신이 말할 수 있는 영역에 선을 긋는 것입니다. 과학은 그 영역을 제한하는 대신, 그 안에서 놀라울 정도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더 정확한 표현은 이것입니다. “과학은 종교 전체를 부정한다”가 아니라, 과학은 ‘잴 수 있는 주장’을 검증하고 ‘잴 수 없는 문제’ 앞에서는 침묵한다. 그리고 그 침묵은 “없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모르겠으면, 모르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앉아 있어도 괜찮습니다. 📚 참고 출처 • James Ussher, Annales Veteris Testamenti (1650) — 어셔 연대기 • Patterson (1956) 이후 운석 연대측정 — 지구 나이 약 45.4억 년 • Benson et al., American Heart Journal 151(4), 2006, pp.934–942 — STEP 중보기도 연구, n=1,802 • Kitzmiller v. Dover Area School District (2005) — 지적설계 관련 판결 • Karl Popper, Logik der Forschung (1934), §6 — 반증가능성 • David Hume, An Enquir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1748), §4 — 귀납의 문제 • Charles Darwin → John Fordyce, 1879.5.7 — 다윈의 불가지론 관련 편지 • Richard Dawkins, The God Delusion (2006), Chapter 2 — 신 존재에 관한 7단계 척도 • T. H. Huxley, “Agnosticism” (1889) — ‘agnostic’ 개념과 조어에 대한 회고 • Stephen Jay Gould, “Nonoverlapping Magisteria”, Natural History 106 (1997) / Rocks of Ages (1999) • 교황 비오 12세, 교황청 과학원 연설, 1951.11.22 / 조르주 르메트르 관련 기록 • Bertrand Russell, “Is There a God?” (1952) — 러셀의 찻주전자 • Ludwig Wittgenstein,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1921), 6.52 / 7번역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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